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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3 외제니 그랑데 Eugénie Grandet by 지만지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é de Balzac(프랑스, 1799~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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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는 쉰한 살이란 길지 않은 생애 동안 100여 편의 장편소설과 여러 편의 단편소설, 여섯 편의 희곡과 수많은 콩트를 써낸 정력적인 작가이다.
1799년 투르에서 태어난 발자크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평생 자유롭지 못했다. 자기보다 서른두 살이나 많은 남자와 사랑없는 결혼을 한 발자크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유모에게 양육을 맡기는가 하면, 겨우 여덟살 때 기숙학교로 보내진 뒤 6년 만에 쇠약해진 심신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를 찾지 않았다. 이러한 ‘불행한 기혼녀’와 그 여성이 지닌 냉정한 모성은 발자크 소설의 주요한 모티브가 된다.
열여섯 살부터 법률 공부를 하면서 공증인 사무실의 서기로 일했으나 스무 살이 되던 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가족에게 1년의 유예기간을 얻어 레디기에르 가의 누추한 다락방에서 예비작가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발자크가 자신의 이름으로 작가적 명성을 얻기까지는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희곡작가가 되려던 처음의 의도를 포기하고 가명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20대 초반, 스물두 살 연상의 베르니 부인을 만나 연인인 동시에 문학적 조언자로서 오랫동안 그녀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이 이외에도 발자크는 쥘마 카로를 비롯하여 다브랑테스 공작 부인, 카스트리 후작 부인 등 많은 여인으로부터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많은 작품의 여주인공에게서 그 여인들의 단편적 초상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이십대 중반에 시도한 인쇄업의 실패로 많은 빚을 지게 된 발자크는 평생 빚쟁이에 쫓기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지금은 ‘발자크의 집’이란 이름으로 박물관이 된, 당시 발자크가 기거했던 파시의 집 뒷문에 얽힌 일화는 유명하다. 오후 네시에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자정부터 다음날 낮까지 하루에 열여섯 시간씩 소설을 썼던 발자크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빚쟁이들을 피해 하녀이자 정부였던 브뤼뇰 부인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포도주 박물관’으로 통하는 뒷골목으로 도망치곤 했던 것이다. 포도주 박물관의 한 켠을 이루고 있는 동굴에 등불을 든 발자크 상이 서 있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상하기 힘든 작업의 결과 발자크는 본명으로 작품을 발표하여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1830년 무렵부터 마지막 소설 ≪가난한 친척≫을 발표한 1848년까지 2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100여 편의 소설을 남길 수 있었다. 프랑스 낭만주의가 꽃을 피운 시대에 사실주의의 문을 연 발자크는 1841년 그동안 자신이 써낸 모든 작품과 앞으로 써낼 작품의 목록을 가지고 {인간희극}이란 총서를 기획한다.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를 지닌 하나의 완전한 건축물을 꿈꾸었던 그는 뷔퐁의 박물학의 영향을 받아 여러 종의 동물들로 분화된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에도 각자가 속한 활동 영역에 따라 여러가지 전형적인 인간이 존재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등장인물만 2천여 명이 넘는 ≪인간희극≫은 대혁명 직후부터 1848년 2월 혁명 직전까지 프랑스 사회의 파노라마를 정치, 경제, 사회적 영역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내밀한 사적 영역까지 넘나들면서, 또한 파리 뿐만 아니라 지방과 시골까지 아우르면서 어느것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록하고자 한 발자크적 야심의 산물이다. 비록 계획했던 작품들로 온전히 채워지진 못했지만 ≪인간희극≫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역작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중에서도 ≪으제니 그랑데≫를 포함하여 ≪고리오 영감≫, ≪사촌 베트≫, ≪골짜기의 백합≫, ≪마법 가죽≫, ≪루이 랑베르≫, ≪사라진 환상≫, ≪세라피타≫, ≪미지의 걸작≫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빚에 쫓기는 형편과는 별개로 스스로 ‘문학의 나폴레옹’이 되고자 했던 발자크는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잔 가까이 커피를 마신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런 극단적인 과도함은 그에게 돌이키기 힘든 심장질환을 안겨준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열정적인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발자크의 삶은 작가적 재능을 위해서도, 또 어렵게 얻은 사랑을 위해서도 지나치게 빨리 소진되어 버린다. 익명의 여성독자로부터 받은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된 한스카 부인을 향한 발자크의 한결같은 사랑은 그녀의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8년이나 기다린 끝에 가까스로 결실을 맺는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녀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는 단순한 사랑의 증표를 넘어 발자크 문학세계의 세세한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한스카 부인은 발자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발자크는 그녀와 결혼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1850년 8월 18일 병세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고 만다.

머리말 중에서   

외제니 그랑데는 낭만주의 시대에 속해 있던 발자크를 명실공히 사실주의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음과 동시에 작가로서의 성공을 확실히 해 준 작품이다. 1833년 9월 19일 <유럽문예 L'Europe littéraire> 지에 《외제니 그랑데, 지방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제1장이 처음 발표되었으며, 이듬해 베쉐 Béchet 출판사에서 재출간될 당시에는 각각 소제목이 붙은 6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1939년 샤르팡티에 Charpentier 출판사에서 최초의 단행본으로 선을 보인《외제니 그랑데》에는 6개의 장의 구분이 사라지는 대신 마리아라는 이름의 여인에게 바치는 헌사가 등장한다. 《인간희극》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작품을 한 데 모아 재배열하고자 한 발자크의 의도에 따라《외제니 그랑데》는 1976년 갈리마르 Gallimard 출판사에서 펴낸 플레이야드 총서의 3권에 《지방생활정경》의 첫 번째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다.
《고리오 영감》과 함께 발자크 사실주의 작품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외제니 그랑데》는 나폴레옹이 실각한 뒤 다시 왕의 통치체제로 돌아선 복고왕정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소뮈르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낡고 음침한 한 저택을 무대로 펼쳐지는 10년 동안의 이야기는 대혁명 이후 프랑스 사회의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자리잡게 되는 신흥 부르주아지의 탄생과정에 대한 실증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순진한 시골 처녀가 어느날 파리에서 온 사촌 오빠를 만나면서 사랑에 눈뜨고, 그 사랑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가혹한 시련을 당하게 되며, 끝내는 사랑에 배신당하면서도 첫사랑의 순수한 영혼을 잃지 않는 한 편의 서글픈 연애소설로 읽어도 무방한 작품이다. (중략)
(중략)  이 번역서는 Honoré de Balzac의 Eugénie Grandet(Pléïade III, Edition Gallimard, 1976)를 원본으로 하였으며, 《외제니 그랑데》(조홍식 역, 삼중당문고, 1977)를 참조하였다. 전체 내용의 절반이 조금 넘는 분량으로, 외제니와 샤를르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발췌하였다. 따라서 서두에 나오는 그랑데 집에 관한 묘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나치게 길다고 여겨지는 묘사나 설명이 생략 또는 축약되었다. 그랑데의 뛰어난 사업수완을 보여주는 대목이 상당 부분 삭제되었으며, 크뤼쇼와 데 그라쎙 집안을 사이에 두고 그랑데가 벌이는 일련의 음모와 투기 내용도 과감하게 생략했다. 그러나 주요 인물에 관한 묘사는 핵심적인 내용이 빠지지 않도록 했으며, 약간 지루하게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서두와 결말 부분을 살림으로써 발자크 글쓰기의 특징이 드러나도록 했다. 발자크 특유의 장광설과 교훈적 나레이션이 대폭 줄어든 결과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장점을 얻은 대신 발자크의 사실주의를 제대로 맛볼 수 없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발자크 작품에 대한 흥미와 접근성을 높이고 나아가 본격적인 독서로 이끄는 디딤돌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그리운 아네트...>, 그것을 보자 그녀는 현기증이 일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고, 두 다리는 바닥으로 스르르 주저 앉았다. ‘그리운 아네트라고... 그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구나.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뭐라고 썼을까?’ 이런 생각들이 그녀의 머리와 가슴 속으로 지나갔다. 그녀는 불꽃이 일렁이는 그림자 속에서 ‘그리운 아네트’라는 단어를 사방에서, 심지어 방바닥 위에서까지 읽었다. 

출판사 서평     

등장인물만 2000명이 넘는 ≪인간희극≫ 총서로 자기 시대의 거대한 벽화를 완성해 ‘문학계의 나폴레옹’이 되고자 했던 프랑스 작가 발자크. 그가 하루 40잔이 넘는 커피를 마셔가며 집필, 작가로서의 성공을 확고히 한 작품. ≪고리오 영감≫과 함께 발자크 사실주의 작품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수전노 아버지 밑에서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순진녀’ 외제니의 일생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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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평점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사가 주관적으로 부여한 것으로 작품의 가치와는 무관합니다.

역자 소개       

조명원
전북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7대학 박사과정에서 수학했으며, 그르노블 대학에서 박사후 연수를 수행했다. 전북대학교, 홍익대학교를 비롯한 대학에서 강의했다. 주 저서로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한 발자크 작품 연구≫(박사학위논문), ≪색깔있는 문화 -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젠더≫(공저), ≪살롱 카바레 카페≫(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담론의 장르≫(공역)가 있다.

2008/01/23 21:08 2008/01/23 21:08
Posted by 지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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